안전한 학교 공간을 만들기 위한 제안
지난 5월 9일 (월) ~ 10일 (화) 광주 백운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는 ‘유자와 함께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공간 만들기’ 특별 수업이 진행됐다. ‘유자학교’는 ‘유해물질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 학교’의 줄임말로, 아름다운재단과 일과건강,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이 함께한다. 학교 구성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인식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교육, 캠페인 활동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올해는 전국 29개 학교, 1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클라이밍장,
숲속 도서관,
운동장 미끄럼틀,
구령대 정글짐,
시청각실…
‘광주광역시교육청 공간만들기 사업’이 진행 중인 백운초 4학년 학생들이 새롭게 만들고 싶은 공간 후보다. 특별수업을 진행한 박수미 일과건강 대외사업팀장은 “새롭게 만들 공간이 예쁘고 멋질 뿐 아니라, 안전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넘어져서 다치지 않는 것은 물론, 나쁜 환경호르몬이 사용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PVC다. PVC는 폴리염화비닐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중 하나다. 하지만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에서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사용된다. 프탈레이트는 발암물질, 생식독성물질이다. 불임, 남아 잠복고환 및 요도기형 등 태아기형, 천식 및 아토피 등의 알러지 질환 등 건강영향을 미친다.
또 안정제로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이 사용된다. 납은 생활 속 유해물질 중 가장 위험한 독성 물질로 신체 마비, 뇌 발달 장애 등을 일으킨다. 카드뮴은 간암 및 간 질환, 신장 질환에 영향을 미치며 발암성 물질로 분류된다.
수업 중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XRF)를 사용하여 교실에서 함께 사용하는 제품들을 측정했다. 칠판과 게시판, 책상과 의자 등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제품들이 측정됐다. 대부분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칠판과 게시판이 문제가 됐다. 사실 PVC 제품이라고 모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견고한 칠판은 괜찮지만, 게시판의 경우 압정을 꽂고 뺄 때 납이나 프탈레이트가 부서져 나와 호흡 또는 피부접촉을 통해 사람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다른 교실과 달리 게시판을 종이로 감싸둔 2반 교실에서는 더 안전한 것으로 측정됐다.
안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안전제품 우선 구매 원칙을 제안했다. △책걸상, 체육용품 등 학습교구를 구매할 때는 KC인증마크 확인하기 △페인트, 바닥재 등 시설내장재와 가구는 친환경 마크 확인하기 △가죽 대신 천, 플라스틱 대신 나무 등 안전한 재질 사용하기 등이다.
실제로 금융산업공익재단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진행한 ‘환경호르몬 없는 아동친화공간 조성’ 사업 결과를 보면, 환경호르몬 노출 소스를 줄인 결과 어린이 소변과 공간의 먼지에서도 환경호르몬이 감소했다. 환경호르몬 노출 소스가 되는 바닥재와 벽지, 문, 몰딩 등을 환경표지제품으로 교체하고, 책걸상 어린이용 매트 등과 같은 제품들을 환경표지제도에 따른 안전한 제품으로 교체한 결과다.
안전한 학교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우리가 유해물질에 대해 먼저 배우고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오는 6월 15일 (수)~7월 15일 (금) 초, 중,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2022 어린이안전마크 공모전’이 열린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여러 제품들 중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제품에 부착할 안전마크 디자인을 공모한다. 지난 해에 이어 두번째로 진행되며 수상작의 공통 요소를 반영해 전문가 작업을 거쳐 안전마크로 제작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