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유자학교 활동 이야기]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의 힘을 키웠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15년째 교사를 하는 산의초등학교 6학년 9반 담임교사 정은희입니다. 우리 반은 스물아홉 명 학생들이 차분하고 밝은 분위기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른으로서 부끄러웠다

2020년에 같은 학년 부장님 소개로 수원교사환경교육연구회에 가입하면서 환경분야(특히 유해 화학 물질)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만들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유자학교 참여 또한 수원교사환경교육연구회를 통해 시작했습니다.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가 2년여 전부터 여러 나라를 방문하며 환경, 기후 위기관련 캠페인 등의 활동을 펼치고, 그 영향을 받은 여러 나라 청소년들도 기후 위기 관련 행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잖아요. 우리 학생들도 교육감과 환경부 장관 면담, 법정 소송 등을 통해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실질적인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솔직히 부끄럽기도 하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환경 위기의 주범이기도 한 어른으로서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자괴감과 함께 지금이라도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처럼 귀와 입이 모두 막힌 채 공부만 하는 학생들에게도 환경 위기를 알리고 싶습니다.


나도 하고 싶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해야 한다

그레타 툰베리의 UN 연설 영상을 보여주자 학생들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탄식 같은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저도 이 영상을 처음 봤을 때 놀랍고 당황스러워 여러 번 봤던 기억이 납니다. 같은 학년 친구들의 분리수거 관련 영상을 보여주었을 때도 학생들은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하며 나도 하고 싶다, 나도 할 수 있구나, 그리고 나도 해야 한다는 주인의식을 가지게 됐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 영상을 보면서도 분리수거 이후에도 자원으로 재활용되어 옷감이나 충전재 등으로 쓰이는 것을 알게 되었죠. 특히 투명 플라스틱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일본 등으로부터 수입해 온다는 사실에 학생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분리수거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넘어서서 스티커를 잘 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기후 위기 심각성, 실천을 통한 깨달음


같은 학교, 같은 나이 친구들이 주인공인 유자학교에서 만든 영상과 유튜브의 여러 영상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천을 통한 학습도 영향이 컸습니다. 환경부에서 제공한 대나무 칫솔 등의 선물도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게 되고, 아직 어린이지만 지구 환경을 해결하
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자긍심도 가지게 되었고요. 그리고 실제로 행동하고 있는 청소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학생들을 성장시키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영상 매체 활용 수업을 통해 동기 유발


아쉬웠던 점은 시간 부족이었습니다. 유자학교 책자와 여러 가지 영상 매체 자료를 활용해 분리수거의 필요성과 방법을 정확하게 알고 직접 분리수거를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마무리 활동으로 마스크, 천연 비누 만들기 활동을 하기로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평소 교과 학습량도 많은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등교 수업이 갑자기 온라인 수업으로 변경되면서 활동 위주 수업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일단은 동기 유발과 본 수업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사용하지 않은 키트들은 졸업 선물로 나누어줄 예정입니다.


또 교과 통합, 관련 교과 등을 연구해 교육 과정을 더 매끄럽게 구성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음 학년을 준비하는 2월 중순쯤부터 유자학교와의 연계성을 연구해 더 짜임새 있게 수업을 진행하면 교사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기대와 설렘, 적극적 참여로 이끄는 변화

환경교사모임과 유자학교에 처음 참여하면서 나름 큰 기대와 설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규 교과 수업을 영상 매체로 만드는 일 등 일정이 많아 유자학교 커뮤니티에 거의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부끄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앞으로 교사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부도 많이 하고, 유자학교와 연계해 교육 과정 연구를 짜임새 있게 재구성해 수업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