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유자학교 활동 이야기]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을 얻었어요

[유자학교 활동 이야기]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을 얻었어요

남창초등학교 6학년 2반 남세은 선생님

수원 남창초등학교 6학년 2반 생태환경부 지도교사 남세은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자율동아리를 편성하지 못했지만, 유자학교 프로젝트로 우리 반 학생 모두 생태환경부 학교 지킴이 활동을 재미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이 열여섯 명뿐이라 다른 학교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파급력은 좀 약했을 수 있겠네요.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수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서 좀 아쉬웠던 점도 있습니다.

학용품에 있는 유해물질이 몸 안에 들어간다고?

저는 평소에 환경교육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수원환경교사모임에서 만난 한 선생님이 유자학교에 참여해보라고 권유하시더라고요. 마침 제가 원하던 다양한 자료까지 제공해주셔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유해물질에 관한 관심은 2~3년 전쯤 한 방송을 보면서였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많은 물품이 거의 인증 받지 않은 제품이고, 만지면 해로운 발암물질이 몸 안으로 들어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단소 같은 악기 등 입에 닿는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면 안 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풍선을 불 때도 입으로 불지 않고 기구를 이용하도록 했죠. 게다가 가습기 살균제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홈페이지를 방문한 이후론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세제도 신경 써서 구매하고 있습니다. 유자학교 프로젝트를 이끌어주시는 많은 선생님과 활동가님들 조언으로 수업을 더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유자학교 프로젝트가 준 메시지

생태환경부 학습 목표를 세 가지로 정했습니다. 첫째, 생태계와 그 안에서 사는 우리 인간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둘째, 자연스러움을 거슬러 인간에 의하여 개발된 화학제품의 위해성을 안다. 셋째, 유해화학물질 사용을 줄인다. 합리적인 내용으로 세세하게 잘 구성된 유자학교 교육 내용과 결합해서 활용했습니다. 초기에는 다양한 영화와 유튜브, 뉴스, 신문기사를 참고했고, 이후 유자학교 자료를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원래 학생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물건을 찾아보고 분류해서 버리는 것까지 해보는 활동을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교사 중심 수업으로 진행돼 후다닥 끝낸 부분이 있어 너무 아쉬웠습니다. 우리 주변에 이렇게 많은 화학물질 제품이 있다는 것, 또 그것이 아무렇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저부터 먼저 놀랐어요. 학교 책걸상뿐만 아니라 학용품 등에도 유해물질이 있는 걸 학생들에게 알려주자 침묵이 흐를 정도였어요.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유자학교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준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학교는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요. 편리성과 내구성만을 생각하며 싸고 반짝이는 플라스틱 제품을, 잘 닦이는 세제를 학교 안에서 마구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다양한 활동으로 적극적인 참여 이끌다

유자학교 프로젝트와 동시에 환경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름방학 환경 일기 쓰기’와 ‘기후행동 1.5 앱 사용하기’ 활동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은 유자학교 프로젝트에 더 관심 가지며 무척 재미있어했습니다. 자신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초등학교 6학년이라 할지라도 우리 주변에서 몸으로 느끼고 볼 수 있는 것들에 더 관심을 두고 행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QR코드 자료와 만들 거리, 신문기사, 참고 글과 직접 해볼 수 있는 활동이 많았던 것이 아이들을 ‘진짜’ 환경 수업으로 이끌었던 것이죠.

쓰레기가 되지 않는 활용도 높은 선물이었다면

안타까웠던 점은 역시 시간 제약이었습니다. 한 차시에 끝내야 할 수업인데 사실 2차시 이상해야 할 만큼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시간이 부족한 점을 아쉬워했습니다. 도덕이나 국어, 사회, 미술 등의 교과를 학년 초에 미리 재구성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유자학교 홈페이지가 활성화되지 못한 점도 아쉬웠지만, 차차 극복할 수 있을 듯합니다. 스마트 폰 세대인 우리 학생들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 앱으로 변환하는 방법은 어떨까 싶습니다.

선물에 민감한 학생들은 실용적인 것을 많이 따지는 편입니다. 그런데 선물로 준 마스크에 박힌 큰 태그가 고학년 학생들에게는 불편했고, 장바구니는 너무 눈에 띄어 쓰지 않게 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홍보 목적이라면 학생들이 잘 사용하는 보조 가방이나 필통으로, 업 사이클링이 목적이라면 치약짜개 등으로, 친환경 제품 제공이 목적이라면 로션 등이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 반에서는 활용을 잘하지 못해서 많은 재료와 물건들이 활동 후 바로 버려지는 수모를 겪어야 했습니다. 또 다른 쓰레기가 되어 버린 것이죠.

우리를 변화시킨 유자학교

너무나 좋은 기획과 내용을 담은 유자학교 활동을 함께 진행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졸업하는 우리 반 학생들에게도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 경험이 생활 속에서 묻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겠지요. 내년도에는 같은 활동을 하게 된다면, 교과 재구성을 통한 수업 시간을 확보하고, 환경 일기 쓰기와 연계한 ‘일주일 000 없이 살아 보기 / 000을 다른 제품으로 바꾸어 사용해보기’ 활동 제시, 교실 환경 구성 물품 및 학습 준비물 구매할 때 친환경 인증 제품만 사용하기를 해볼 계획입니다. 처음엔 간단하고 쉬운 내용이라고만 짐작하고 시작했다가 풍덩 빠져버리게 된 유자학교 프로젝트. 우리 6학년 2반 학생들과 저 자신의 생활을 변화시켜주셔서 고맙습니다.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을 얻은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이 시선을 유지하며 살도록 함께 “파이팅!”을 외쳐 봅니다.